수상한 고객들
2011/04/15 12:17
콜록콜록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덮고 기침을 한다. 몸이 저절로 새우등이 되고 피를 토할 듯 간헐적으로 기침을 내뱉는다.
꿀꺽꿀꺽
침을 삼킬 때마다 기도에 복숭아씨가 걸려 있는 것처럼 굵직하게 침이 넘어간다.
어질어질
누워 있으면 바닥이 파도처럼 춤을 추는 듯 어지럽기만 하다. 다시 앉아 있으면 기침으로 허파가 입 밖으로 빠져나올 것만 같아.
...
엉금엉금
방바닥에 무릎을 끌면서 감기약을 찾기 위해 이방 저방을 기어다닌다. 몇 달 전에 코감기에 걸려 복용하다가 남은 코감기약 하나를 발견한다. 밭에서 보물지도를 발견한 농부처럼 이게 나의 감기증상에 맞는 약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표지에 적힌 효능을 읽어내려간다.
'코감기, 콧물, 재채기, 두통, 근육통...'
이건 만능 약야. 두 알을 꺼내 입안으로 털어 넣는다. 알약이 아직 위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어지러움이 나아지더니 금세 기침이 멈춰진다.
'아...나의 약에 대한 맹신이 이렇게 두텁다니.'
song : 이아립 - 색깔로 치면 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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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봤던 영화가 문득 떠오른다. 류승범 주연의 <수상한 고객들>이란 영화인데, 사회적 성공에 야심 충만한 보험왕 배병우(류승범)가 고객의 자살방조혐의로 성공에 위기에 처하면서, 자신의 이력에 치명적이 오점을 남길만한 계약건들을 떠올린다. 그 찜찜한 계약을 무마하기 위해서 4명의 수상한 고객들을 찾아나서면서 변화되는 배병우란 인물을 그리는 영화이다. 조금은 극단적이긴 하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을 잘 그린 것 같다. 척박한 세상에서 '사람 간의 관계'에 대해 모범적인 답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영화 이야기는 여기서 끝내기로 하고, 이번 추천작으로 꾹 눌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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