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back Camel Farm
붉은 대지를 달린다.
다닥다닥 붙어 앉은 좁은 승합차 안은 다양한 국적의 여행객들이 저마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창 밖을 주시하고 있다. 무슨 절경이 있을까 나도 내다보지만. 토마토 리조또 위에 얹혀진 파슬리와 같이 거칠고 붉디붉은 토지를 무대 삼아 드문드문 거친 생명력을 과시하는 키 작은 나무뿐이다. 메마름, 거치고 야생의 풍경은 부시(The bush)로 향하는 우리 여행객들을 바람 한 점 없이 건조하게 환영한다.
30여 분 달려 도착한 곳은 막 시집간 새 섹시인양 다소곤히 앉아 세면대 밑 파이프관 모양의 목을 앞으로 쭈욱 내밀고 우리를 맞이하는 낙타 농장이다. 에이즈 락 캠프로 가기 전 꼭 들리는 필수 관광 코스인 듯 초입구에 있는 건물 안에는 아웃백 낙타 농장에 관한 낡은 사진하며 인쇄된 글로 가득하다. 다른 공간에는 간이 편의점과 같이 인스턴트 식료품이 잘 진열되어 있다. 심심한 입에 요기를 할 겸 트롤리 젤리를 하나를 집어 들고 계산대로 가서 돈을 꺼낼려고 주머니를 뒤적이는 찰나에 떠오르는 필수품이 생각났다.
"여기, 롱 비치 블루(담배) 주세요. 40개피짜리로요."
이번 아웃백 여행에 필요한 식료품은 이미 엘리스 스프링스에서 준비해서 밖으로 나와 주위를 돌아보는데 낡은 청바지에 옅은 황토색의 부츠를 신은 농장 직원이 다가와 '낙타 타기'를 권한다. 가격을 물어보자 눈치 빠른 이 직원은 단돈 15불이라며 누른 이를 드러내며 웃음을 지어낸다.
'단돈 15불이라고?...not just...'
처음 보는 낙타가 신기해서 한번 타보기로 하고 돈을 건넨다. 곱사등 위로 두 개의 봉을 따라 움푹 들어간 안장에 달린 발걸이를 밟고 올라타자 낙타는 긴 목을 비틀어 느릿하게 뒤로 돌아본다. 낙타의 눈은 이미 충분히 피로한 듯 눈꺼풀이 거의 감겨져 있다. 순간적으로 재미없겠는걸이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낙타의 고삐를 잡은 직원이 낙타를 일으켜 세운다.
"으~~~~~악!"
반사적으로 외침이 새어나온다. 덤블링기구에서 튀어 오른 것처럼 수직으로 갑자기 오르는데 지면과의 거리도 꽤나 멀어져 순간적으로 머리카락이 쭈삣 서기까지 하는 것 같다. 직원은 늘 겪는 일인 듯 어깨를 들썩이며 "멋지죠?"라고 말한다. 덩달아 그는 고삐를 끌어 낙타를 걷게 한다. 뚜벅뚜벅 걷는 낙타는 속도에 비해 걷는 폭이 커서 속도감이 훨씬 빠르게 느껴진다. 한 바퀴 정도를 걸었을까 직원이 뒤돌아 보며 말한다.
"자, 준비하세요. 이제 뜁니다." 덜컥덜컥 투박한 박자로 낙타는 뛰밤질을 시작하고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내뱉어진다.
"아~~~아...오~~~~아.....아~~~~"재미있다. 재미있다.
내려서 연신 쿨쿨 거리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려 세우자 직원도 만족이나 한 듯 눌러 쓴 카우보이 모자 챙을 잡아 당기며 화답한다.
주위에는 낙타 외에도 호주를 대표하는 에뮤(Emu)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짚으로 덮어놓은 초가집 지붕과 같은 등을 빼면 타조와 비슷한 생김새를 하고 있다.
'왜 호주의 상징하는 동물이 캥거루와 에뮤일까?' 라는 질문을 언젠가 받은 적이 있다. 왜일까?...
궁금하면 물어보면 되지.
냉큼 가이드에게 달려가서 물어보자 그녀의 대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쟤들은 앞으로밖에 뛸 수가 없어 전진하자라는 의미를 담는 거란다.
앞으로 앞으로...
우리 동요에도 있다.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나가면 온 세상 어린이를 다 만나고 오겠지...
그렇겠지.
많은 이들과 만나고 새로운 문화를 보고 느끼겠지.
오늘처럼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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