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at Ocean Road Part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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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편의 영화의 결말에 다다른 듯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포트캠벨 국립공원이다. 오트웨이 국립공원에서 서쪽으로 조금 더 가면 12사도 바위, 런던 브리지, 로크 아드 계곡 등이 몰려 있는 그레이트 오션 로드의 아이콘들로 가득한 포트캠벨을 맞이한다. 막 긴 항해를 끝내고 돌아오는 항해선처럼 거대한 파도를 타고 있는 12사도 바위(Twelve Apostles)의 당당한 위엄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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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저로 가장자리로부터 깎아 먹은 아이스크림처럼 생긴 황토빛 절벽을 뒤로하고 12시도 바위는 제각각 모양으로 바다에서 불쑥 솟아난 듯 자리 잡고 규칙적으로 맞이하고 있다. 미련하게도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서 있던지라 깎이고 깎여 몸체가 서서히 사라지더라도 그 자리를 지키겠지. 두개의 사도가 이미 사라진 것도 모른 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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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정수리에 떠있던 해가 서서히 제 힘을 잃고 쓰러질 무렵의 풍경은 웅장하기 이를 데 없다. 석양의 붉은빛을 마시는 듯 붉게 물든 절벽과 12사도의 거친 생명력의 숨소리가 들리는듯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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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사도 바위에서 조금 더 가면 '남파해안'이라는 섬뜩한 별명을 가진 로크 아드 계곡이 나온다. 산만한 방향으로 휘몰아치는 거센 파도와 양 절벽 사이로 어둑한 그림자가 짙게 수면 위에 떠있는 로크아드는 삐뚤어진 사람의 심성을 닮은 듯 푸악푸악소리를 내어가며 오르지 못할 절벽을 오르려고 기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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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도에 깎인 두 개의 아치형 짙은 브라운색의 사암 덩어리가 런던 브릿지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런던 브릿지는 포트켐벨 국립공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이다. 몇 십여년 전 파도에 한 쪽이 붕괴되어 과거와 다른 모양새를 하고 있다지만 여전히 거친 숨소리로 파도와 대항하는 모습이 듬직하다. 마초적인 자연의 삶은 난폭한 듯 온화한 것이 거친 삶을 살아가며 제 한 몸 부서져라 거친 세상과 살아가면서도 자식 앞에서는 한없이 너그러운 어머니의 모습을 보는듯하다. 이 묘한 감성이 교묘하게 엉키고 설키어 내 눈꺼풀에 어느새 달린 눈물방울이 눈을 감자 두 볼을 타고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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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레이트 오션 로드는 우리가 모르게 계속 변할 테지. 그리고 우리는 눈치채지 못한 체로 바쁜 일상의 삶에 묻혀 살아가겠지. 늘 여행은 느리게 볼 수 있는 마법의 눈을 만들어 주는 것 같아. 그 눈으로 세상의 순간을 보며 즐길 수 있게 하며 삶의 여유를 찾게 해주는 마법의 눈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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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photograph by kenny
2010/03/21 20:57 2010/03/21 20:57
Great Ocean Road 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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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바다가 에둘러 싸고 있는 해안 도로에서의 한낮의 햇살은 선선하고도 넉넉하게 내리쬔다. 내 영혼과 전신을 데워주던 햇살을 관통하고 안착한 곳은 그레이트 오션 로드 진입로이다. 기대와 달리 광산의 이미지로 한껏 치장을 한 조형물들과의 만남이 어색해서인지, 괜히 환하게 웃는 해를 째려본다.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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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키에서 조금 더 가면 문명과 몸을 섞어 인간에 편리하게 잘 가꾸어진 휴양도시 론을 만날 수 있다. 여기서 1시간 남짓 더 길을 나아가면 아폴로 베이와 조우하게 된다. 숨이 확 트이는 넓은 경관을 자랑하는 아폴로 베이는 은빛 가루를 뿌린 듯 아름다운 해변이 길게 뻗어 있는 데다 초록의 물결이 가득한 초원으로 된 산이 감싸고 있어서 황홀하기까지 하다. 나무 테이블이 즐비하게 구비 되어 있는 아폴로 베이에서 점심 시간이 주어진다.

나무 테이블은 이미 점령한 이들이 자기네들 먹을거리를 펼쳐 놓고 있다. 하는 수 없이 나의 점심은 낮은 둔덕의 완만한 경사를 찾아 펼친 담요 위에서 이루어진다. 여행 전 준비한 붉은 김치를 볶아 밥과 함께 김으로 솜씨 없게 싼, 이름하여 '멋대로 뽂은 김치 김밥'을 한입 베어 물고 나니 떠오르는 게 있다.

'음료가 없군.' 

아폴로 베이는 문명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으니 편의점부터 들려본다. 무슨 재난을 당해 여기까지 흘러온 것도 아닐 텐데 가게 안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계산을 하려는 긴 행렬과 쇼핑을 하는 행렬이 서로 뒤엉켜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지경이다. 점심 시간을 종일 여기에만 있을 수는 없어 가게를 빠져나온다. 나와서 보니 길 끝에 술만 전문적으로 파는 가게가 눈에 들어온다. 대형 냉장고에서 병 위로 이슬이 맺은 번다버그 코크를 집어 들고 나온다.

머리 위의 햇볕은 아직도 무시하지 못할 만큼 눈부시게 내리쬐고 있다. 나무그늘에 앉아 번다버그 코크를 조금씩 입 안에 흘려넣는다.
눈앞에 펼쳐진 광활한 수평선과 공기 속에 퍼질 대로 퍼져 있는 평화로운 여운이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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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잔잔한 아폴로 베이를 지나면 곧 오트웨이 국립공원이 펼쳐진다. 이곳은 캥거루, 월러비를 비롯한 야생동물의 보금자리로 유칼립투스 나무가 빽빽이 자라고 있으며 계곡과 폭포도 있다. 울울창창한 숲을 가로질러 시원한 산들바람이 휘익 불어오면 산림의 신선한 공기가 폐속 깊은 곳까지 스며드는 것 같다.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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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2 12:11 2010/03/02 12:11
Puffing Billy 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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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넓게 뚫려 있는 창 밖의 풍경은 수풀에 가려진 건물들이 군데군데 박혀있는 시골의 모습을 하고 있다. 백포도주의 palegreen색이 곱게 입혀진 풍류시인의 유유한 마음을 하나 가득 전달하고 있다. 기관차는 자연에게 승객들을 맞이하라는 신호로 힘껏 연기를 내뿜는다. 여기 촌음을 다투는 교통, 시멘트 도로, 빛나는 건물, 귀를 찢는 듯한 소음 등에 시달린 도회지인들에게 자연의 푸름으로 그들을 치유하라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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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쳐 가기 아까운 풍경이 포개진 길이다. 낮지만 넓은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 그 마음으로 그들을 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들을 느낄 수 있게 허락해준다. 열어 펼쳐진 그들이 바라는 메세지는 '자연 그대로'의 흐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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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과 문명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에멜라드는 그들을 그대로 바라보는 이들에게만 순록의 풍경과 내음을 안겨준다. 자연이 늘 그대로이듯, 나도 있는 그대로 그들에게 가야만 그들은 말을 건넨다.

"안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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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3 02:21 2010/01/13 02:21
Puffing Billy 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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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깍째깍 분침이 30분을 향하던 즈음, 벨그레이브역 플랫폼에는 삼삼오오 사람들이 몰려든다. 플랫폼 건너편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오후의 나른함도 잊고 그 군중 사이를 스쳐 지나가며 환기를 시킨다. 그리고는 긴 철로를 미끄러져 내려오는 증기기관차를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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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칙폭폭 하얀 연기를 뿜어대는 기차는 동화의 삽화에서 막 현실로 뛰쳐나온 것처럼 환상적인 몽환의 세계를 열고 에메랄드행 목적지로 가기 위한 채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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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랑딸랑 역무원이 종을 흔들며 출발신호를 낸다. 배웅의 인사치고는 너무나 경쾌하지 않은가. 기차는 뭔가 걸린 듯 덜컥거리더니 이내 슬슬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둔탁하지만 풍치 있는 기차는 그렇게 문명의 끝에서 추억 속으로 달려간다. 나를 싣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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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3 03:06 2010/01/03 03:06
A stroll in Melbourne part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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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에서 파생되는 문화 유발지역'

 발끝 닿는 곳마다 '문화 유발자들'이 행해 놓은 예술활동이 가득하다. 무표정한, 조금은 삭막한 회색 도시에 틈을 비집고 피어난 꽃과 같은 생명력이 강한 아름다움이다. 무엇이 그들을 행동하게 하는 걸까? 어쩌면 그들은 같은 곳을 사는 사람들과의 소통을 간절하게 바라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특히, 맬번은 이러한 경향이 짙다. 다양한 작가, 디자이너, 예술가, 음악가들이 서로 자극을 주기 위해 토해내듯 그들의 창조물들을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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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5 00:27 2009/12/15 00:27
A stroll in Melbourne part 4


 맬번을 세단어로 말하라고 하면 이 세 가지 단어(Coexistence, Induction, and Culture)를 고르고 싶다. 긴 설명을 더하지 않고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공존에서 파생되는 문화 유발지역'이랄까. 다분히 주관적인, 개인적인 경험들로 선택한 이 키워드는 여행일지에 남긴 맬번의 짧은 여행에 대한 에필로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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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existence l 공존 []
                                       -두 가지 이상의 사물이나 현상이 함께 존재함.
                                       -서로 도와서 함께 존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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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사람들은 낡고 오래된 건물이 철거의 대상이 아니라 보수와 리디자인(Re-design)을 위한 기초로 여기는 것 같다. 서양인에 특유의 실용주의가 지배하는 색깔이기는 하지만 무조건 삽부터 들고 보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고 있자니 과연 무엇이 중점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과거와 현재를 함께 재해석하고 재배열하는 과정을 맬번의 건축에서는 더욱 뚜렷하게 볼 수 있다. 현대적 해체주의적 성향이 짙은 건축과 고딕 건축양식이 교배되거나 혹은 따로 제 색을 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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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duction l 유발 [誘發]
                                   -어떤 것에 이끌려 다른 일이 일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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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맬번은 창조성으로 무장한 예술가들이 밀집해 있다. 그래서일까. 거리가 갤러리가 되기도 하고 오픈마켓마다 디자이너들의 아이디어를 담은 소품들을 팔기도 한다. 무엇이 그들의 창조 본능을 자극하는 것일까? 실제로 거기에 대한 궁금증을 풀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많이 꿈꾸는 자들이 그들의 꿈을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생각들을 좀 더 보고 싶다면 아래를 클릭해서 방문해보기를 바란다.
+Dh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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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ulture l 문화 [文化]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일정한 목적 또는 생활 이상을 실현하고자 사회 구성원에 의하여 습득, 공                                유, 전달되는 행동 양식이나 생활양식의 과정 및 그 과정에서 이룩하여 낸 물질적·정신적 소득을                                 통틀어 이르는 말. 의식주를 비롯하여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따위를 모두 포함한다.
                               -권력이나 형벌보다는 문덕(文德)으로 백성을 가르쳐 인도하는 일.
                               -학문을 통하여 사람들의 인지(人智)가 깨어 밝게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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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에게 문화란 조금은 고집스럽기도 한 '일상'이다. 어느 날 아침에 보게 된 구글의 기사를 예로 들어보자면, 미국의 스타벅스가 호주 내의 84개의 매장 중에 61개의 매장을 철수한다는 기사였다. 최초로 아시아에서 망해서 철수한 사례를 기록한 이 미국 거대 커피 체인점에 대한 기사에 호주 시민의 말을 인용한 게 있었는데 그것이 그들의 문화를 대변하는 것 같다.
 "스타벅스의 커피는 맥도날드의 커피와 같은 단지 인스턴트 커피일 뿐이다."
 이민의 나라로 100년 전부터 그리스, 이태리 커피로 자부하는 이민자들이 정착해서 꾸려 나가는 값이 싸고 질이 좋은 커피에 길들여진 이들에게서 스타벅스의 커피 문화는 미국의 자본주의적 사치로 느껴지는 것이다.
 

 맬번에서의 여행도 며칠이 남지 않아 여행자 숙소에서 머물며 여행의 경로를 좀 더 효율적으로 계획한다. 플린더스 거리(Flinders Lane)에 위치한 '그린 하우스(Green House Backpackers)'라는 백팩커스에서는 화요일마다 무료 파스타가 저녁으로 제공된다. 그때의 파스타 맛을 잊을 수 없군. 좋은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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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photograph by kenny

2009/12/14 03:01 2009/12/14 03:01
A stroll in Melbourne part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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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좀비의 피가 내 몸에서 흐르는 것도 아닐 텐데 밤만 되면 거리로 나와 방황하는 꼴이라니. 몇 시간을 목적 없이 걷다 보니 목이 마르기 시작하고 아킬레스건이 끊어질 듯 아파져 온다. 이럴 땐 거품이 잔뜩 올라온 맥주 한잔 생각이 간절해진다. 이 늦은 시간에 혼자서 맥주를 느긋하게 마실 수 있는 최고 장소는 역시 카지노밖에 없다. 생각이 뇌 끝에 달하자마자 벌써 카지노에 도착한다.
 
 맡겨놓은 자루를 찾으러 가듯 당당한 걸음걸이로 카지노에 들어선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데크에서 100불을 꺼내 칩으로 교환하고 5불짜리 칩 하나를 청바지 주머니 깊숙이 숨겨둔다. 이런 행동은 도박이 아니라 게임을 즐기기 위한 나만의 룰이다. '잃던 따든 95불은 게임을 즐기고 손아귀에서 모든 칩이 사라졌을 때는 미련없이 5불 칩으로 맥주 한잔을 마시고 자리를 일어서자!'라는 나와의 약속이다.

 블랙잭을 한 덕에 칩들은 금세 내 손아귀에서 사라져 버리고 5백 원짜리 동전크기의 5불짜리 칩 하나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최소 배팅이 15불인 데크였으니 여섯 판을 내리 잃은 것이다. 그것도 15분이 안 되는 시간 안에. 포키에서 남은 5불을 탕진하고서야 바(Bar)로 가서 맥주를 주문한다. 오락실의 묘미는 하는 것도 재미지만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거품이 잔뜩 오른 맥주잔을 들고 바카라, 룰렛, 포커 순으로 한 바퀴를 돌고 나니 술잔도 바닥을 보이고 슬슬 피곤이 몰려오기도 한다.
   
 카지노를 나와 플린더스 산책로를 걷는다. 인적도 드문 이 거리는 방금 청소차가 지나간 것처럼 깨끗하다. 내 주머니도 깨끗해졌고, 거리도 깨끗하니 한결 내 마음이 청결해진 것 같다. 돈을 잘 버는 법을 고민하기보다 잘 쓰는 법을 아는게 중요한 것이다. 더 이상 야간 음주는 삼가해야 할 듯 싶다. 내일은 꼭 아침 일찍 일어나 미술관에 들러 미처 돌아보지 못한 이집트관을 관람할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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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 by Ke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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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 by Yulia


2009/12/13 00:02 2009/12/13 00:02
A stroll in Melbourne 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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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은 맬번과 잘 어울리는 단어이다. 걸음걸이마다 아름답고 세련된 풍경들이 펼쳐져 있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훔치고 싶은 개성을 가지고 있다. 새로 지어진 멋진 건물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현대와 과거가 절묘하게 뒤섞여 잉태되는 신비로움이다. 또한, 뉴욕커와 같이 빼어난 패션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아니라 자기 삶의 여유를 입은 그들이다. 그곳에서, 그들에게서 보여지는 낭만은 결코 화려하거나 빼어난 것이 아닌 '풍요로운 삶의 여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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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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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oc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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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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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때가 되면 빌딩 사이에 골목길마다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한다. 그 골목길에는 많은 카페들이 손님들을 맞기에 바빠지고 커피 향과 다양한 음식 냄새가 그 공간을 채워간다. 뭐, 점심밥 먹는 게 새로울 게 있느냐마는 소리가 참 재미있다. 첩보원들의 비밀스런 대화 같이 소근소근 대는 소리, 무엇이 그렇게 좋은지 깔깔대며 웃는 소리, 샐러드를 찍는 포크와 접시가 마찰하는 경쾌한 소리, 와인잔에 콸콸 흐르는 와인 소리...그들의 일상을 엿보는 관음증이 심한 내가 느끼는 이 희열은 무엇일까? 그리운 누군가와 함께였다면 더욱더 완벽한 감정이었을 터, 이 감정을 함께할 수 없는, 이 여유로운 일상에 스며들 수 없는 혼자라서 너무나 아쉽군.
 
 만약 누군가가 맬번의 좋은 카페를 방문하고 싶다면, 아래 블로그에서 좋은 정보를 얻기를 바란다.
+Melbourne Cafe Re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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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say that's a Melbourne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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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료 관광 전철 안에서 노부부를 마주하고 앉는다. 그들은 수많은 일상을 동행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함께하고 있다. 그들이 가지는 하루의 시간이 너무나 찬란하게 빛난다. 눈이 부실 정도록 말이다. 더구나 절대 고독을 겪고 있는 이때는 그들의 광채에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다. 혼자라는 것이 편하고 자유롭기도 하지만 누군가와 함께 공유할 수 없는 자유는 공허하기만 하다. 이럴 때는 안보는 게 상책이지. 자리를 털고 일어나 내릴려고 하는데 이 전철 안에는 하차 벨이 보이지 않는다. 난감한 눈빛을 전철 안을 마구 쏘아대니 노부부가 눈치 빠르게 설명해준다.

"저기 끈을 당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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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있으면 그 혼자 있음이 금방 들켜 버리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류시화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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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photograph by kenny


2009/12/12 12:34 2009/12/12 12:34
A stroll in Melbourne 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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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드니에서 미리 잡아 놓은 숙소는 맬번의 동남쪽에 위치한 카네기역(Carnegie St.)부근이다. 약속이 있는 것도 아닌데 짐을 풀자마자 간단한 소품들만 챙겨 서둘러 뛰쳐나와 전철역으로 향한다. 맬번에서의 첫날을 습기 찬 방구석에서 보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산한 승강장 바닥은 선로 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선로 벽면은 낙서들로 가득하다. 페인트칠이 벗겨져 군데군데 속살을 내비치는 벤치에 앉아 전철을 기다리는데 어디선가 말소리가 들려온다. 소리를 따라 시선이 꽂힌 곳은 벽면에 붙은 파란색 시설물이다. 승강장에 들어서는 사람마다 파란색 시설물에 붙은 버튼을 누르고 귀를 갖다 된다. 다음 전철의 대기시간을 알려 주는 똑똑한 안내 키오스크이다. 슬쩍 다가가 나도 한번 눌러보니 마치 벽 안에 숨은 사람이 말해주는 것처럼 생생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두어 번 더 누르고 머릿속으로 저질번역을 하는데 옆에 있던 노파가 말한다.
"5분 더 기다려야 해요."

 이런, 친절하시기도 하지.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하는 내가 안타까웠던 건지, 반복되는 소리가 짜증스러웠던 건지 알 수가 없는 표정이다. 장난으로 초인종을 누르다 들킨 것처럼 민망해서 안내키오스크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이거 흥미롭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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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여 분을 달려 도착한 플린더스 스트리트 역은 고풍스러운 첫인상을 가진다. 역 주변으로 부산하게 거리를 걷고 있는 인파들을 보니 퇴근시간임을 짐작게 한다. 도시의 하늘은 거미줄과 같이 검은 선들이 하늘을 뒤덮고 있다. 줄 끝에 걸린 먹이를 쫓아가는 거미처럼 트레인은 선을 타고 미끄러져 이동한다. 트레인 외관은 한 성깔 하는 독거미처럼 화려하고 잘 디자인된 그래픽작업들로 꾸며져 있다. 참 부럽다. 구시대의 문물과 현대적 디자인들이 서로 용해되어  매력적인 앙상블을 만들어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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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맬번의 거리는 눈을 즐겁게 하는 것들이 곳곳에 있다. 관광객을 기다리는 꽃 단장을 한 마차, 인어공주가 잠들어 있을 것만 같은 동전 지갑 조형물, 갖가지 색들이 서로 자랑을 하는 포스터 키오스크 등, 길을 걷다 자칫 딴생각을 하면 존재감도 인식하지 못하고 스쳐 지나갈 게 분명한 구경거리가 다양하다. 그렇다. 맬번의 거리는 활기차고 유희할 수 있는 눈요깃거리들로 가득 차 있다. 이 거리가 참 마음에 든다. 앞으로 다가올 '이색적인 풍경이 펼치는 공연'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부픈 기대를 안고 집으로 돌아간다. 집으로 향하는 전철 안에서 창밖으로 향해 짧은 인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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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워, 맬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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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photograph by kenny


2009/12/11 03:00 2009/12/11 03:00
Fitzroy Garden’s Conserva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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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게 자란 아이에게 강인한 모험심을 찾을 수 없는 것처럼 온실 안에는 주어진 양의 광선, 물, 영양분으로 키워진 연약한 식물들로 즐비하다. 그 어떤 절경도 없으며, 황홀한 꽃향기도 맡을 수가 없다. 하루라도 물을 주지 않으면 곧 시들어 버릴듯한 줄기와 문틈으로 불어 들어오는 바람에 힘없이 몸을 흔들어대는 잎들뿐이다. 잘못 들어선 옷가게 안에 불청객처럼 그냥 한번 둘러 보는 둥 마는 둥하며 걸어 나온다.

실제로 매력적인 것은 우와한 건축물과 애완 멧돼지를 산책시키는 여인의 동상이 서 있는 분수이다. 그리고 이곳을 찾기 위해 걸었던 키다리 나무가 만들어내는 그늘진 길을 걷는 산책이 아주 마음에 든다. 간간이 보이는 분수대에서 흘러 나오는 물줄기가 만들어내는 소리와 메마른 고래 분수대에서 무엇이 그렇게 재미있는지 상황극을 하며 혼자서 노는 어린 꼬마아이는 평화로운 정원의 분위기를 물씬 자랑한다. 이런 무대를 걷다 보면 산만하게 요동치던 정신이 숨을 고르게 되고, 가벼이 떠도는 먼지가 가라 앉듯 심정이 편안해져 좋아.

날 다독여 주는 이런 평온한 시간이 종종 있어야만 해. 그래야 정신없이 돌아가는 복잡한 세상에서 방황하지 않을 수 있으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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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servatory Display
2009/12/09 00:04 2009/12/09 00:04
Old Gaol part 2 (City Watch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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맬번 구감옥의 관광이 끝나면, 바로 옆 건물인 City Watch House로 이동한다. 여기서는 '갇히는 것'에 관해 직접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경험한다.

"당신은 이제부터 '구류되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굴절이 심한 두툼한 안경알이 무거운 듯 눈 밑까지 내려온 제복을 입은 남자가 말한다. 웃음이라곤 평생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처럼 무표정한 낯빛으로 우리를 향해 설명을 더 붙인다. 짧은 설명을 끝으로 관광객들을 줄을 세우더니 소지품을 발밑에 내려 놓아두라는 명령을 내린다.

'어허, 이거 진짜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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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은 어색한 웃음을 띠며 제 각자의 가방을 내려놓기 시작한다. 눈치 없는 나는 슬쩍 카메라를 꺼내들고 사진을 찍는데, 제복을 입은 사람이 화난 듯이 손가락을 나를 가리키며 소리친다.

"찍지마세요! 독방에 들어가고 싶어요?"
민망하다. 다른 관광객들의 웃음소리를 멈추고 싶어서 농담으로 받아쳐 본다.

"예, 그러죠. 저녁은 제공되나요?"
웃음이 없는 제복을 입은 사람은 어떠한 반응 없이 다시 제 역할을 이어간다. 관광객들을 어깨동무를 시키고 소지품을 검사하는 시늉을 한다. 대다수의 관광객들은 재미있는 듯 하얀 이를 내보이며 웃기도 하고, 서로 말하기도 한다. 제복을 입은 사람은 가방은 남겨둔 채 우리를 어느 큰 방으로 안내한다. 그곳은 직사각형의 방으로 가운데 긴 의자들이 놓여 있고, 안이 훤히 보이는 샤워장과 뭔가를 적을 수 있는 좁고 기다란 선반이 벽에 붙어 있다. 구비된 시설에 맞게 여기는 각 방에 들어가기 전에 등록과 샤워를 하는 곳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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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복을 입은 남자가 팔을 뻗어 줄의 반을 나누더니 다른 방으로 이동시킨다. 니스칠이 두껍게 칠해진 노란색 방안에는 낮은 의자와 변기 하나가 덜렁 놓여져 있다. 제복을 입은 사람은 나가버리더니 문을 잠가 버린다. 사람들은 어리둥절해가며 서로 눈치만 보며 말 한마디 없이 갇힌 공기처럼 멈춰서 있다. "뭐야, 심심하게.' 어색한 분위기를 깨보고자 변기에 앉아 해우소의 분위기를 내는 포즈를 하자, 멈춰진 공기를 깨는 웃음과 카메라 플래쉬가 번쩍인다. 몇 분이 지나고 정적을 깨는 철문이 열리고 관광객들은 이미 다 마셔버린 공기가 탁한지 빠른 발걸음으로 밖으로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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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의 프로그램 순서가 끝이 다했는지 이 갇혀진 공간에서 자유시간이 주어진다. 벽에 깊지 않게 새겨진 낙서들과 낡고 때가 잔뜩 묻은 플라스틱 거울을 보니 갇혀진 사람들의 갑갑한 심정을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남에 의해 갇힌다는 것, 소통할 대상이 사물이 되어진다는 것, 벽과 마주하는 시간이 많아진다는 것은 미쳐버릴 시간의 연속이 아닐까.
 
그저께인가 학동역 8번 출구 앞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읽게 된 책 중에 한 이야기가 떠오른다. 어느 감옥에 관한 이야기인데, 그 감옥은 가족과 함께 감옥 내에서 체육대회를 했단다. 그 체육대회에는 마지막에 수감자들이 어머니를 업고 뛰는 경주가 있단다. 근데 그 경주에는 어느 누구도 일등을 원하지 않고, 누가 더 느리게 걷는지 내기를 하듯 천천히 걷기만 한다는 것이다. 자기 어머니를 조금이라도 더 업어보고 싶은 그들의 마음은 그들이 서로 꼴찌가 되기를 원하는 경주를 하는 것이란다.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이 순간, 그를 사랑하는 것이 삶의 행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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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photograph by kenny
 

The City Watch House celebrates its Centenary

2009/12/03 23:46 2009/12/03 23:46
Old Gaol 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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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역사를 가진 호주는 과거의 모든 것들이 히스토릭 아이콘이 된다. 1840년부터 범죄자들의 수용지인 이 멜번의 구감옥 역시 그들이 관광상품으로 잘 개발한 것들 중 하나이다. 이 상품화된 맬번의 구감옥은 러셀 스트리트(Russell St - between Victoria and La Trobe St)에 위치해 있다.

입장 티켓은 기념상품들을 파는 코너의 캐셔에게 구입하는데, 얇은 흰 종이에 몇 자의 잉크를 묻힌 영수증 하나만 건네준다. 그 후 그 누구도 확인하지 않는 영수증을 들고 안으로 들어서면, 불에 그슬린 듯 짙은 회색 벽에 달린 창문들은 거친 소나기의 빗줄기처럼 창살이 처져 있고, 그 낡은 벽돌 위에 선명히 남겨진 낙서들은 그때의 삭막한 분위기가 전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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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실에 들어선 것처럼 어두운 실내에는 '갇힌 것에 대한 긴장감'을 체감하기에는 최고의 환경이다. 마치 두 발목에 무거운 쇠사슬이 채어진 것처럼 걸음의 폭은 좁아지고 고개는 자연스레 숙여져 발끝만 주시하게 된다.
신기하지. 단지 관광하러 온 것일 뿐인데, 이렇게까지 긴장하게 되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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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r, Oppressive and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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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가혹하기도 하지. 이 칙칙한 어둠에 창문 넘어 햇살은 더욱 밝고 찬란하게 빛을 낸다. 얼마나 뛰쳐나가고 싶을까. 그런 바램을 이용이나 할 셈인지 창문의 크기가 유난히 넓고 크다. 이런 것이 '희망고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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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방에 벽에는 온통 낙서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그들이 끍어서 낸 흠짓이 어떤 기록인지는 모르나 그 고단하고도 지루한 삶이 느껴진다. 기록이란, 잊혀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표현이 아니겠는가. 나 또한 사진을 찍고, 여행일지를 쓰고, 블로깅으로 옮기는 모든 행위가 여행에서의 느꼈던 자유를 잊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 아닐런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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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토요일 오후 12시 반부터 약 1시간가량의 연극공연을 볼 수 있다. 네드 켈리(Ned Kelly)란 사람에 관한 이야기인듯싶은데, 좀처럼 재미있는 구석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은 나의 영어실력과 전혀 상관없지 않은 것이 틀림없다. 얼마 전 작고한 히스 레저(그가 호주 출신임에 호주에서 큰 이슈가 되었지.)가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를 보고나면 조금 이해는 될성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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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l photograph by kenny



Event
A free live performance staged every Saturday at 12.30pm and 2.00pm. Experience the truth behind Ned Kelly’s life and legend in the very place where the iron outlaw drew his last breath in 1880.


If you need more information about 'Melbourne's old gaol', click below.
http://www.oldmelbournegaol.com.au/
2009/11/30 22:30 2009/11/30 22:30
St Kilda_Luna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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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이 한가득인 날씨는 그날의 나의 심정을 닮은듯하다. 장기간의 여행으로 날카롭게 날이 선 심정은 마주하는 모든 것에 신경질적인 반응이 가득하다. 이때는 어디론가 훌쩍 떠나 마음을 정화해야 한다. 여행 안에 여행이란 끝없는 자유를 찾는 길인듯싶다.

킬다행 트레인에 몸을 싣는다. 얼마나 갔을까, 밖에는 수평선 위로 파도가 넘칠 거리는 바다가 보인다. 지금껏 호주와는 사뭇 다른 유럽풍의 건물과 익살스러운 가면을 한 놀이 공원이 있다. '서커스라도 하는 것일까?' 머뭇거림없이 발을 들여선 루나파크는 작고 아담한 놀이 공원이다. 화려한 그래픽 문양이 그려진 옷을 입은 청년들, 서양이나 동양이나 젊고 어린 친구들의 데이트로 제격인가 보다. 이 친구들의 즐거운 모습을 보니, 내심 불온한 생각이 든다.

'이 우중충한 날씨야, 비나 쏟아져 내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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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부서지는 파도처럼
내 마음도 산산이 부서져 뿌려지네.
미처 모래사장에 안착하지 못한 파도의 심정을 누가 알까.
그 그리움에, 그 애절함에,
소리치는 파도의 외침을 누가 알까.

저 부서지는 파도처럼
내 꿈도 파편이 되어 흩날려지네.

2009/11/27 17:13 2009/11/27 17:13
Fitzr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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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거리에서 시간을 보내도 유쾌하고 사랑스럽기만 하다. 동화 속으로 빠져든 듯 아기자기한 장난감가게부터 세련된 소품가게까지 볼거리가 다양하다. 특히 거리마다 풍기는 이국적인 이미지들은 이러한 즐거운 구경에 더할 나위 없는 풍경이 된다.

이처럼 피츠로이는 개성 있는 가게들로 가득하다.
길을 걷다 만나게 되는 모든 사랑스러움에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양털같이 부풀어올라 오는 모든 '기분 좋은'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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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로이의 벽은 가난한 화가의 그림으로 가득하고, 건물은 그렇게 길지 않은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아있다. 낡은 건물에 세련된 인테리어로 잘 꾸며진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커피 향은 그야말로 걸음을 멈추게 하는 유혹적인 속삭임이다. 진열대에 혼자 먹기에는 부담되는 크기의 머핀과 함께라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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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성이 강하다.
매혹적이고 아름답다.
너무나 매력적인 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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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lked by and noticed you."
-A cute sticker on the Moor St corner of Smith 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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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you need more information about '
Fizroy
', click below.
http://indolentdandy.net/fitzroyalty/

2009/11/20 16:22 2009/11/20 16:22
Cook's Cot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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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겸해서 길을 따라 무작정 걷다 보니 어느새 피츠로이 공원(Fitzroy Gardens)까지 도착했다. 또, 한 걸음 한 걸음 걸음을 더하다 보니 아담한 집 한 채를 발견하게 된다. 멀찍이 떨어져서 감상하자니 이 집이 무엇 하는 집인가 궁금하기까지 하다. 들어가 보기로 하고 입구를 찾는데...

'이런, 입장료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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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를 들어서면 집 입구에 짱돌에 새겨진 글씨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 입구를 따라 들어가면 농사기구가 걸린 벽 맞은편에는 방명록이 펼쳐져 있다. 그제야 입장료를 지불하고 받았던 브로셔를 읽어 본다.
쿡선장의 집이라...호주땅을 발견한 쿡 선장 부모(제임스, 그레이스 쿡)가 영국에 1755년에 건축했고 나중에 그 집을  다 해체해서 멜번에 가져와서 여기 피츠로이 공원 안에 재조립했단다.

이층으로 된 아담한 이 집은 뒷 뜰에 갖가지 꽃들과 식물들이 잘 가꾸어져 있고, 덩굴이 외벽 창문 주위로 뒤덮고 있다. 마치 명절날에 방문하게 되는 시골집에서 느낄 수 있는 아늑한 기분마저 들기까지 한다.

'음...이거 여기서 살고 싶어지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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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은 부엌 겸 거실에 작은 방이 하나 있는데 그때 사용했던 물품들이 덩그러니 놓여져 있다. 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속 바이올라가 물병을 지고 나올 듯 생생하게 그들의 고전적 삶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굴뚝에 연기가 사르르 피어오르고 따뜻한 화로 주위로 옹기종기 모여 수다를 떠는 아낙네의 모습을 기대하는 건 홀로 여행하는 외로움에서 나타나는 몽환적 상상이 빚어내는 환상일 뿐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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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의 책상 같은 작고 낡은 책상 하나를 발견하고는 마치 쿡이 된 양 발연기를 선보이기도 한다. 손때가 잔뜩 묻어나 있는 나무 책상은 노파의 손주름처럼 삶의 고난의 흔적을 말해준다. 이 고전적 생활의 경험을 몇 분 동안 유지하기 위해선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때 떠올랐던 것은 여행의 꽃, 여행의 매신져인 엽서 한 장이다. 하지만 보낼 사람이 없다. 몇 분간 마치 기억을 상실한 사람처럼 보낼만한 사람을 생각해 보지만 이름은 떠올라도 알고 있는 주소가 하나도 없다.

'그럼 나한테 보내는 거야.'

여행 후에 만나게 될 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쓴다.
여기 이곳에서 느꼈던 감흥과 자유를 잊지 말고 살라는 진심어린 당부를 담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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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06 01:57 2009/11/06 01:57
Australian Centre for the Moving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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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주의적 성향의 짙은 ACMI(Australian Centre for the Moving Image)빌딩은 현대적 영상물이 가득 담긴 전시관이다. 다소 난해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실험정신으로 무장된 영상물들은 어두운 실내에서 빛을 내고 있다. 온종일 잠을 자는 남녀를 찍은 영상이 가장 지루하고 따분했는데, 10여 분간 계속 지켜보면서 뭔가 다른 게 있을 거란 기대를 보란 듯이 저버리는 작품이었다.

'존 스튜어트 밀이 와서 봐도 이건 이해 못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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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생김이 재미있다. 마치 숨은 그림 찾기처럼-의도를 했건 하지 않았건-곳곳에 형상이 그려지는 이미지들이 숨겨져 있다. 다이아몬드, 바람개비, 물레방아 등 숨은 그림에 시선으로 동그라미를 쳐가며 찾아본다. 건물도 어렵고 그 건물 안에 들어선 영상들도 어렵고...마치 수학 시험지를 마주한 듯 이해할 수 없는 언어와 그림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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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마다 장터가 열리는데, 품목은 책뿐이다. 다양한 장르의 책들 가운데 나에게 적합한 유아스러운 삽화가 잔뜩 그려진 어린이용 책을 하나 집어든다. 눈치도 없는 판매원이 물어본다.

"선물할 건가봐요."
...

'내가 볼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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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you need more information about 'ACMI', click below.
http://www.acmi.net.au/

2009/11/06 00:14 2009/11/06 00:14
Camberwell Sunday Market


여행에서 가장 생생한 정보는 베스트셀러 여행 책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지의 인포메이션 센터 안에 있다. 그 안에는 벌써 몇몇 유명한 여행지를 방문한 여행 선배와의 짧은 대화로 미리 알짜배기 정보를 들을 수 있다. 또한 무료 지도와 다양한 여행책자를 득탬할 수도 있으니, 이것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맬번의 인포메이션 센터는 플린더스 스트리트 역 맞은편에 위치해 있어 절대 놓치고 지나갈 수 없을 만큼 쉽게 찾을 수 있다. 현대적 건물로, 지하로 내려가면 다양한 브로셔와 공연 포스터들이 먼저 나를 반긴다. 그중에 <난타>와 비슷한 류의 연극 포스터의 그림이 무척 매력적이다. 한참을 마주하고 서 있으니, 금발에 흰 머리가 희끗희끗 난 중년의 커플이 대화를 나누는 것을 듣게 된다. 그들은 지난 주말에 캠버웰 마켓에서 구입한 중고 찻잔에 대해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그곳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난다. 바로 지나가는 안내자에게 부탁한다.

"실례합니다만, 캠버웰 마켓에 대해 정보를 얻고 싶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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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의 반응이다. 종이에 적어 설명하거나 지도 한켠에 표시해 줄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지역 안내 브로셔 한 개만 건네준다. 꽤나 유명한지 깔끔히 프린트되어진 브로셔에는 자세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일요일 오전에만 열리는 장이라...'

...
'뭐야! 오늘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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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치고 싶지 않아 서둘러 역으로 향한다. 캠버웰 역은 그리 멀지도 않고, 시간도 9시를 조금 지난 터라 오전 일정으로는 완벽하기 때문이다. 출발 전에 가장 필요한 현금을 준비한다. 플린더스 스트리트 역 안에 구비되어 있는 파란색 ANZ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찾고 든든한 마음으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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켐버웰역에서 마켓을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역 근처의 주차장에서 장이 열리는데, 그저 사람들의 행렬을 따라 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그곳에 도착하게 된다. 입구에 도착하면 노란색 조끼를 입은 스텝들이 '지역발전 후원기금'을 내라고 하는데, 입장료인 셈이다. 1불을 그들이 내민 손바닥 위에 얹어 놓고 주차장 안으로 들어서면 정감있는 중고물품들이 즐비하게 전시되어 있다.
정확한 가격표시도 없고, 상품의 이름도 없다. 여기서도 흥정이 오가지만 대부분 가격을 깎는 경우는 드물어 시간대에 따라 가격을 낮춰 팔기도 하니 그때를 기다리기로 한다.

'우선, 관심품목을 찾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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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이 넘게 눈요기를 한 결과는 낡은 엽서 두서 장뿐이다. 뭐 딱히 살 만한 것도 없어. 입술을 삐죽 내민채 걷다가 우표판매 진열대 앞에 선다. 유난히 눈에 쏙 들어오는 영어 단어가 있다.
'North Korea'
너무나 반가워 집어 들고 자세히 보니, 조선 우표이다.
2,10,15전짜리 우표인데 이름이 참 재미있다. 둥굴레, 능소화, 청서, 왕대왕, 돌배나무꽃, 황촉규, 지환 등...
2불을 내고 냉큼 책자 사이에 가지런하게 끼워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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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버웰 일요일 마켓은 중고시장다운 면모를 가지고 있다. 중국 상품들로 가득 찬 다른 오픈 마켓에서는 느낄 수 없는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일주일에 하루, 그것도 정해진 시간에 만나는 색다른 쇼핑의 즐거움을 맘껏 누려본다.

그곳엔 따뜻한 햇살, 사람들과의 부대낌 그리고 옛 상품들의 향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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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you need more information about 'Camberwell Sunday Market', click below.
www.sundaymarket.com.au

92 Union St, Camberwell 3124
Tel: (03) 9509-0535
Open: Sun 6:00am-12:30pm


2009/11/04 02:50 2009/11/04 02:50
Eureka Skydeck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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맬번을 거닐다 보면 눈에 밟히는 고층빌딩이 하나 있는데, 바로 맬번의 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유레카 타워(The Eureka Tower)이다. 언제 한번 꼭 방문하리라 다짐하던 찰나에 맬번의 생일(Melbourne's birthday)에 맞춰 준비된 이벤트 'one plus one'로 유레카 타워 입장권을 사면 디엣지 체험이 무료인 상품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기회를 두고서 두 번 생각할 겨를이 없다.

'달려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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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품들이 즐비한 기프트 데스크들을 지나 엘리베이터 앞에 서면 호주 악센트가 강한 안내원이 층을 안내한다. 조금만 거짓말을 더하자면 그녀가 말한 것을 머릿속으로 번역도 끝내기 전에 300미터의 고지로 입성하게 되니 어디 근두운이 부럽지 않다.
73층에 도착하면 화려한 LED 조명과 해체주의적 인테리어가 인상적인데, 무엇보다 벽면 대신 통유리로 열려진 맬번의 야경이 압권이다. 이러한 아름다운 광경에 저절로 턱관절이 쩍 벌어지며 탈골된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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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이 넘치는 디엣지(The Edge)는 투명한 유리 큐브에 들어가서 지상을 볼 수 있는 하나의 첨단 전망대인데 그 전율을 느끼려 그곳으로 발길을 향한다. 우선 놀이공원에서 웬만한 인기있는 놀이기구가 40~50분 정도의 기다림의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하듯 디엣지를 타려는 관광객들이 미리 길게 줄지어 서 있다.
떨어질 줄 모르는 연인이 뒤에서 만들어내는 빨간 딱지급 애정행각은 시기 어린 질투보다 부러운 동경의 장면이 될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다면 이보다 더 로맨스적인 장소도 없을 것이다. 이런저런 설렘과 기대감에 소소한 소원을 빌어본다.

'제발, 저 연인이랑 함께 큐브 안에 들어가는 불상사는 없게 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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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가량 탑승하게 되는데 다행히 나의 동반자는 인도의 전통의상인 사리(sari)로 보이는 검은 큰 천으로 두른 아낙네 7명이다. 그들이 수다스럽게 내뱉는 흥분의 대화들은 나의 기대를 고무시키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배경음악이 된다. 노래방에서나 볼 수 있는 마이크 커버보다 족히 10배는 큰 신발커버를 신고 입장하게 되면, 알래스카의 이글루 안처럼 어둑하면서도 불투명한 공간을 맞이하게 된다.
안내방송으로 각별한 주의사항과 웃음코드가 전혀 맞지 않는 유머가 흘러나온다. 모서리 모퉁이에서 쓸쓸히 서 있는 나를 보고 안내자가 한소리를 한다.

"웃으세요. 여긴 감옥이 아니에요."

그의 말에 웃지 않는 사람은 나뿐이다. 이윽코 카운터가 시작되더니 0에 맞춰 불투명했던 유리가 투명해진다. 그리고 내 발 바로 아래에 그래픽 아트웍 같은 맬번의 야경이 펼쳐진다.

'이야, 이거 최고인데!'

그저 사진을 찍을 수 없다며 강탈당한 카메라가 마냥 그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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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스카이데크 88(Eureka Skydeck 88)에서 보는 맬번의 밤 풍경은 검은색 도화지 위에 점묘법으로 잘 그려진 그림과 같다. 하늘이 더욱 어두워질수록 나의 뇌에 흘러다니는 감성 유발 호르몬의 수치가 올라간다. 더욱이 혼자라는 고독과 동행할 때에는 그 수치는 걷잡을 수 없이 높아만 진다. 그럴 때는 수북이 채워진 추억들을 하나씩 꺼내어 정리하며 과거를 비워두는게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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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photograph by kenny


If you need more information about 'Eureka skydeck88', click below.
www.eurekaskydeck.com.au

Getting there
Set on the Southbank of Melbourne's Yarra River on Riverside Quay, Eureka Tower is hard to miss, just look up! It's an easy walk from the CBD, Federation Square or Crown Casino.
2009/10/25 15:51 2009/10/25 15:51
Flinders St S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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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낯선 여행자에게 잘 짜여진 계획은 여행의 가치를 높인다. 하지만 누구와 어디로 어떻게 무엇을 왜 하는가는 나에겐 더이상 중요한 계획이 되질 않는다. 그저 떠돌다 우연히 만나게 되는 풍경과 사람들과의 추억만 소중할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플린더스 스트리트 역은 가장 활동영역을 넓혀줄 매개의 역할을 한다.
유럽풍의 건물에 허름한 플랫폼은 말 그대로 잔잔한 옛 냄새가 풍겨온다. 한쪽 방향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이들은 그 아늑한 공간에서 흘러가는 시간의 초조함 따윈 잊은지 오래인듯하다. 그들의 조용한 침묵 속을 스쳐 지나가는 지금은 어떤 흥미로운 것이 나를 반겨줄 것만 같아.

Set your course, then burn the map!
-in <I am potentail by Patrick Hen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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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photograph by kenny


2009/10/24 02:22 2009/10/24 02:22
Hosier Ln to Rutledge L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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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요."
"저기요."
"아저씨."
"오빠."

"야, 폭탄머리!"


은채-<미안하다, 사랑한다>의 비련의 여주인공-가 꼭 뒤에서 나를 부를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질 듯이 너무나 익숙한 이곳은 호져 렌(Hosier Lane)이다. 뚜벅뚜벅 걷다가 만나게 되는 너무나 이색적이고 풍요로운 예술의 이상이 펼쳐지는 이곳은 사실 저급한 낙서일 뿐일지도 모르지만 고대부터 행해졌던 유일한 예술적 소통의 집합체일 것이다.

왜 고대인들이 벽에 긁적였던 기묘한 낙서들만이 보존하고 유산되어져야 할 문화재며 영혼이 담긴 예술품이 되는 것일까. 고상하게 예술 좀 하신다는 분들은 얄팍한 주머니 사정을 걱정할 필요가 없으나 가난한 작가나 관람객에게는 거리의 공간만큼 가장 가깝고도 완벽한 화랑은 없다. 한석봉 할아버지도 종이 살 여력이 없어 돌에 그림을 그리지 않았던가...

'이 거리 화랑은 환상의 세계로 향하는 가장 소박한 입구가 되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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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가 없는 듯 보이지만 사실 무언의 룰(rule)과 그리드(grid)가 교묘하게 숨어있다.
아무런 의미가 없는 낙서들 처럼 보이지만 사실 풍자적인 메세지나 의미심장한 작가의 의도가 담겨져 있다.
눈에 붙은 치졸한 고정관념의 눈꼽을 떼고 본다면, 그들은 미지의 밀어로 상상 속 이야기를 펼쳐 놓을 것이다.

'자, 이제 그들이 전하는 말들을 들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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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photograph by kenny



2009/10/15 22:16 2009/10/15 22:16
Wat a great wea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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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부지 날씨가 고약한 심술을 부리는 맬번의 도시는 차디찬 새벽 공기의 쌀쌀함으로 아침을 맞이하더니 언제 화가 났냐며 빙그레 웃으며 밝은 햇살로 화해를 청한다. 그 좋은 시간도 잠시 이내 먹구름으로 표정을 바꾸더니 눈물을 뚝뚝 내리기 시작한다.
 
'아...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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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그칠 것 같아 비를 피할 모양으로 관광 셔틀 버스에 올라 널찍한 자리에 앉아 창밖을 보니 외로운 이 여행의 시작이 그다지 수월하게 끝나지는 않을 것 같은 불온한 생각마저 든다. 영국 날씨를 꼭 빼닮은 맬번의 날씨는 예언의 징후로 느껴지는 것이 단순히 외로움이 불러오는 환청은 아닐 터, 무엇이 그렇게도 애속한지 구슬피 우는 이 빗물 때문에 괜스레 내 맘만 어수선해지는군.

'아니야. 모든 것이 잘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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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photograph by kenny
2009/10/14 01:25 2009/10/14 01:25